어느 회사에 근무하는 K라는 남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K는 회사 안에서 매우 평범한 편에 속합니다. 어느 날, K는 업무를 처리하다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필이면 그때 상사의 기분이 안 좋아서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삼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아무리
실수를 했다지만, 저렇게까지 말하다니 너무 심하네요.” “괜찮아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요. 오늘은 상사의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
거니 이해해요.” 동료들은 K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다음
날 출근을 안 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K 역시 기분이 상해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었죠. 그런데 다음날 아침, K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출근해서 어제 상사에게
혼난 일 따위는 잊은 지 오래라는 듯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습니다. 동료들의 우려가 무색할 만큼
환한 표정이었죠. 그 모습을 본 동료들은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이런 K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K가 예민하거나 민감한 사람은 아님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에 반해 L이라는 사원은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K처럼 빨리 기분을 전환하지 못해 퇴근 후에도 계속 그 일을 생각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심지어 잠자리에 들어서도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은 일이 생각나 자리를 뒤척였습니다. 이렇게 민감한 성격의 L은 역시 도저히 출근할 마음을 먹지 못하고
다음 날 회사를 쉬고 말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하루를 쉰다는 게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되어 끝내 사표를 쓰게 될 가능성도 있죠. 둔감한 K와 민감한 L, 두 사람을 단순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강인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쪽은 K입니다. 둔감한 K라면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든 꿋꿋이 혜쳐나갈 가능성이 크죠. 어쩌면
그 가능성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회사의 중역으로 승진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민감한 L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좌절을 반복할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L의 고민을 들어주던 친한 친구조차 곁에서 떠나갈지도 모릅니다. ‘둔감하다’는 말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피가 온몸 구석구석을 끊임없이 흘러야 합니다.
그러러면 고민이 생겨도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기분 나쁜 말을 들어도 한 귀로 흘려보낸는
편이 좋죠. 이런 좋은 의미의 둔감함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비결입니다. 오감 같은 다양한 감각 기관도 너무 예민하면 손해입니다. 둔감한
사람은 예민한 사람보다 에너지를 덜 소모하면서 느긋하고 편안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습니다. 예민한 미각은 요리사에게 꼭 필요한 자질입니다. 훌륭한
요리사는 대개 남달리 날카롭고 뛰어난 미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의 미각이 지나치게 예민하면
평소 식사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입맛이 예민한 것보다는 약간 둔감한 편이
생활하기 편합니다.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보다는 아무거나 잘 먹는 사람을 다들 편하게 생각하니까요. 촉각이 민감하면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면력이란 단순히 잘 자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상쾌하게 일어나는 각성력도 필요하죠. 언제든 잘 자고 잘 일어나려면 무엇보다도 푹 자는 게 중요하므로
두 가지를 합쳐 ‘수면력’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수면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생각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그런 사람이 약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결혼해서 행복하다” 또는 “이 사람과 결혼하길 참 잘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 않습니다 결혼하길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기나긴 인내 끝에 빛나는 열매를 거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인내의 이면에는 멋진 둔감력이 숨어 있습니다. 둔감력은 두 사람의 관계를 지탱해주는 큰 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얼마나 둔감한 사람일까? 자존심 강한 사람이 더 예민하다 훌훌 털어버리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혈관도 잘생겼다 조금 둔감하게 살아도 괜찮아 어디서든 잘 자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 근거 없는 자신감도 능력이다 둔감한 몸에는 질병조차 찾아오지 않는다 평화를 원한다면 당장 대화를 멈춰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잉꼬부부 암에 대처하는 둔감한 사람들의 현명한 자세 남자보다 여자가 더 강하고 둔감하다 피하 지방 없는 남자의 뒤늦은 후회 주위의 시선이나 소문은 가볍게 무시해버릴 것 사랑을 하려면 예민한 마음부터 바꿔라 세상 모두를 고칠 수는 없으니까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끄떡없는 항상성 점차 아이의 울음소리에 둔감해지는 어머니
재미로 확인하는 나의 둔감력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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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보다 인기척이나 소리, 물체 등에 쉽게
화들짝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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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이나 집안 등 주변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금방 눈치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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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갈등이 생기면 ‘나 때문인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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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이 기쁨, 슬픔, 억울함을 느낄 때 자주 내일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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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치통, 상처
등 사소한 통증들이 거슬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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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중에도 문득 조용한 곳이나 이불 속에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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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조명, 거슬리는 옷감과 소리 등이 자주 나를
미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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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큰 가족, 직장 동료, 친구, 지인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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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는 온 힘을 들여 고민해 자주 기진맥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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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보다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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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해내야 할 때면 당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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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무엇가 불편해할 때, 나는 대개 그 원인을
쉽게 눈치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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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시 실수하지 않으려고,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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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나 격투 장면 등을 싫어해 피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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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가 환히 트인 사무실보다 칸막이로 막힌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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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프면 집중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등 허기에 대한 반응이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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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하기보다 불안정을 피하기 위해 늘 삶이 정돈돼 있는 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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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받은 비난이나 꾸중을 쉽게 잊지 못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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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판단으로 일이 잘못된 경우 상심해 우울감이 수일 이상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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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만든 엄격한 기준을 지키지 못해 견딜 수 없이 화가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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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개: 당신은 이미 멘탈 갑(甲), 둔감력이
충만하군요! ✓ 5-10개: 예민 씨앗이 꿈틀대나 때로 대담할 줄 아네요. ✓ 11-16개: 예민 경보 발령, 지친 자신을 다독일 시간. ✓ 17-20개: 번아웃 & 폭발 직전, 둔감력이
절실합니다. |